파주의회 의원들, 자원봉사센터 회원과 연탄배달
중증장애인 보호시설, 금빛사랑의 집, 우양의 집
거북마을, 평화원, 에덴복지관, 푸드뱅크 봉사
가을 지나 찬바람이 제법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우비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우리 동네 식당 사장님, 옆집 어머님, 여고생들이다. 그런데 더 자세히 보니 우리 지역 시의원도 있다.
다들 얼굴과 손에 검댕이를 묻힌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파주시 의원들이 자원봉사센터 회원들과 함께 사랑의 연탄 배달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차량이 닿는 큰 길 옆에 한 무더기 연탄이 먼저 도착해 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배달할 연탄이다. 자원봉사센터 담당자가 배달할 집을 확인한 뒤 사람들을 일렬로 세웠다. 오늘은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아 두 집을 동시에 배달하기로 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보니 손도 맞지 않고 서로 서로 인사부터 나누느라 속도가 나지 않았다. 30여분이 지났을까?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흘러내린 땀을 닦기 위해 연탄 만진 검은 손으로 무심코 이마를 훔치자 시커먼스가 됐다. 이렇게 우스꽝스런 얼굴을 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또 한 차례 크게 웃는다. 연탄을 배달 받은 집 주인은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다른 집 아저씨는 연탄을 쌓을 자리가 비좁다며 본인이 직접 연탄을 받아 하나하나 쌓아갔다.
대학 입학 합격 소식을 기다리던 여고생 친구들은 고등학교 마지막 시간을 봉사하는데 보내고 싶어 여기에 참여했다고 한다. 식당 사장님은 바쁜 점심시간인데 직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나왔다고 한다. 지금쯤 식당에선 사모님과 남은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지만, 봉사활동이 너무 하고 싶어 직원들과 함께 왔다고 한다.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오늘 봉사자들은 빈 창고가 조금씩 채워지는 것을 보며 마치 내 집 창고에 연탄이 쌓이는 것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봉사활동을 끝내고 헤어질 때 한 봉사자는 “시의원들이라고 해서 사진 몇 장 찍고 갈 줄 알았는데 옷이 더러워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했다. 시의원과 좀 더 가까워진 거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집으로 돌아갔다.
파주시 의회 박재진 의장은 “제6대 파주시의회를 개원하고 첫 의원 전원회의에서 의사국 직원들과 함께 의결한 게 하나 있습니다.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봉사활동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바쁜 일정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많은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소속된 단체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시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모든 의원들이 봉사활동에는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파주시 의회는 개원 후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인 주보라의 집을 시작으로, ▲장애인 시설인 금빛사랑의 집 ▲노인복지시설인 우양의 집과 거북마을 ▲어린이 보호시설인 평화원 ▲에덴복지관 ▲푸드뱅크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근삼 부의장은 “에덴복지관은 일자리 나누기 사업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그분들도 시민의 한명으로 가정을 꾸미고 세금도 내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파주시에 이런 기업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과 힘을 모으겠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봉사활동을 잠시 중단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2016년에는 봉사활동을 더 많이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배찬 의회운영위원장은 평화원 아이들과 빛 축제 관람과 식사를 하자는 동료의원의 제안을 받았을 땐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아이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보다 우리 시의원들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손배옥 자치행정위원장은 교하동에 위치한 푸드뱅크 자원봉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기업이나 독지가들이 기부물품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필요한 이웃들에게 배달해주는 사업이 매우 인상 깊었다. 오늘 봉사활동을 통해 분류한 물품들을 이웃들에게 배달까지 하고 싶었지만, 푸드뱅크의 사정으로 봉사활동을 더 하지 못한게 아쉽다. 푸드뱅크가 앞으로도 시민들의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윤응철 도시산업위원장은 소규모 시설을 많이 방문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명하고 환경이 좋은 대형 시설은 비교적 도움의 손길이 많은 편이지만, 작고 재정이 어려운 시설들은 독지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빛사랑의 집과 같은 작은 시설에도 독지가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소규모 시설에 대한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도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순위를 보면 파주시는 재정자립도 39.6%로 249개 자치단체중 34위로 순위만 보면 높은 자립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각종 국도비 매칭사업 세출예산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2016년 예산 편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제2차 정례회에서 2016년 본예산 심의를 앞두고 박재진 의장은 “복지정책은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국민 모두가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드는 일인 만큼 복지 예산확보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파주시 세출예산 8천억중 복지분야 세출액은 작년보다 9.1% 증가한 31%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파주시의회는 오는 17일에도 사랑의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