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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G' 이끈 구본무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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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G' 이끈 구본무 회장 별세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8.05.20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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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으로 1년 투병… 고인 뜻따라 연명치료 않고 가족장 치르기로
▲ 1995년 2월 22일 LG 회장 이취임식에서 구본무 신임 회장이 LG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생전 소탈하면서도 사업에 있어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준 구본무 회장은 경영체제와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선제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이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체질과 기반 마련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럭키금성’에서 ‘LG’로 CI 변경을 주도

구 회장은 회장 취임 직전, 그룹 CI를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CI(Corporate Identity) 변경은 앞서 1988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을 발표한 후 대대적으로 전개되었던 경영혁신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됐다. 

당시 CI 변경은 많은 리스크와 비용이 예상되었고, 특히 국내외에서 이미 ‘럭키’, ‘금성’, ‘골드스타’가 널리 알려져 있었기에 “굳이 바꿔야 하는가”라는 대내외의 반대도 심했었다. 하지만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대대적인 CI 변경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분산되어 있던 그룹 명칭과 이미지를 통합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내부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1993년 임직원 및 국내외 고객 등 3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의견조사, 임직원 인터뷰 등을 실시하였고, 종합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구 부회장이 중심이 되어 1994년 본격적인 CI 변경 작업을 추진했다. 

‘LG’라는 그룹 명칭은 분산되어 있던 그룹의 이미지를 통합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으며, 친숙하고 세련된 명칭으로 평가돼 최종 선정되었다.

특히 구 회장은 심벌마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후보 안들 중 글로벌, 미래, 젊음, 인간, 기술 등의 의미를 포용하고, 또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을 형상화한 현재 LG의 심벌마크인 ‘미래의 얼굴’을 최종적으로 결정해 CI를 완성했다.

LG는 1995년 1월 1일을 기해 LG 브랜드를 대내외에 공표했다. 새롭게 바뀐 LG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제작한 ‘사랑해요 LG’ 광고는 전국민이 흥얼거릴 만큼 높은 인기로 화제를 모았다. CI 변경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LG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LG의 새로운 기업문화인 ‘LG 웨이’ 천명

"누구나 인정하는 ‘일등 LG’,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002년 신년사에서

구 회장은 2005년 LG 고유의 기업문화로 ‘LG 웨이(Way)’를 선포했다. ‘LG 웨이’는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정도경영’의 행동방식으로 ▲궁극적인 지향점인 ‘일등 LG’,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구 회장의 제시한 ‘일등 LG’란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구 회장은 ‘LG 웨이’를 모든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LG를 상징하는 기업문화로 뿌리내리고, ‘일등 LG’라는 뚜렷한 비전과 방향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LG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다졌다.

 

 

◇대규모 외자유치 성공과 적극적인 기업공개로 외환위기 극복

“LG는 외자유치를 통해 단순히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 1999년 네덜란드 필립스社와의 제휴 발표에서

구 회장이 취임 후 3년이 채 안된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국내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어려움의 종류는 비슷했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이나 방향은 기업마다 사뭇 달랐다.

이 시기에 구 회장이 가장 중요한 해법이라고 생각했던 출발점은 바로 지금까지 운영해오던 경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기업의 체질을 탄탄히 하는 것이었다.

이에 LG는 먼저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그 돌파구를 대규모 외자유치와 적극적인 기업공개(IPO)에서 찾았다.

외자유치는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의 차원을 뛰어넘어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선진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구 회장은 당시 경영진들에게 “적극적인 외자유치 활동은 생존차원의 경영활동”이라며 외자유치 활동을 독려했고, 그룹 최고경영진도 직접 나서 다방면으로 외자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1998년 말 첫 번째 주요 성과로 LG텔레콤이 영국의 BT(British Telecom)로부터 4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여러 계열사에서 다우케미컬, 칼텍스, 골드만삭스, 독일재건은행 등 해외 우량기업 및 금융기관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당시 국내 대기업집단으로는 최다금액인 67억 달러의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우량 계열사 중 상장요건을 갖춘 회사는 적극적인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시켜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장에서의 공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도록 했다.

LG생활건강, LG텔레콤 등 7개 우량계열사가 상장되며 주력기업 대부분이 직접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경영전반에 걸쳐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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