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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점까지 구체화한 文…실현수단에 평화경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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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점까지 구체화한 文…실현수단에 평화경제 제시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8.1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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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 원코리아로 우뚝”
▲ 국민의례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뉴시스>

문 대통령은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면서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앞선 두 차례의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통일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목표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위협 국면 속에 맞이한 취임 후 첫 광복절엔 흡수통일을 비롯한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만 제시했다. 

비핵화 대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에는 분단 극복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당장의 정치적 통일 대신 남북 경제공동체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은 역대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단골 메뉴’로 등장해 오면서도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손에 잡히지 않은 추상적인 개념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으로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당면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가려 힘을 얻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경축사에선 통일의 구체적인 시점과 수단을 함께 제시했다. 

지향점을 보다 분명히 밝힘으로써 국민 인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통일에 대한 추상적 개념을 다소 구체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향후 26년 후 도래하는 광복 100주년 전까지 통일이 필요하며,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구체적인 통일 구상이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흐름이 이어졌듯, 통일로 가는 중간 과정에서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하나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평화경제를 강조한 것도 통일에 대한 추상성을 거둬내려는 의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3가지 목표 중 하나로 평화경제를 제시했다.

평화경제란 문 대통령이 새로운 100년을 지속해 나갈 국가통치 철학으로 제시한 ‘신(新)한반도 체제 구상’의 중심 개념이다.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전제로 누릴 수 있는 경제효과가 막대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다른 이름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가 문 대통령에게 평화경제 구상에 대한 확신을 안겨줬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일을 겪으며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인구 8000만 명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1억3000만 인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본 경제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남북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일본 경제까지도 극복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로서 평화경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남북 철도 연결을 전제로 한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도 큰 틀에서의 평화경제 구상에 포함된다.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일본·러시아·몽골에 미국까지 6개국이 우선 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경제공동체를 조성한 뒤, 점차 안보공동체로 넓혀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게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평화경제·동북아 철도공동체’ 이 모든 것은 ‘신(新) 한반도 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김기림 시인의 시 속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또한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뒷받침 한다. 

신한반도체제는 ‘신 베를린 선언’을 구체화시킨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상이면서 혁신적 포용국가 개념을 접목한 국가정책방향이다.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100년은 냉전질서가 지배했던 과거 100년과 달리 우리가 중심이 돼야한다는 사고의 전환에서 신한반도체제는 출발한다. 

과거 100년이 열강들의 침탈, 일제강점, 전쟁과 분단, 냉전으로 이어지는 등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끊임없이 타자로부터 강요받아온 역사였다면, 새 100년은 남북이 주도적으로 새롭게 한반도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열강들의 각축전 무대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탈(脫) 지정학 구상’도 함께 녹아 있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라는 지정학적 공간의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신한반도체제의 바탕에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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