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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무증상도 전파?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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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무증상도 전파? 가능성 낮아”
  • 이교엽 기자
  • 승인 2020.01.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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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강한 사스도 발병전 전파 사례 없어
▲ 검역소에서 발열 검사 받는 중국발 비행기 탑승객들.
▲ 검역소에서 발열 검사 받는 중국발 비행기 탑승객들.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증상 상태인 잠복기에도 전파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국내에서 검역 당시 증상이 없다가 뒤늦게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28일 중국 정부 주장을 두고 "구체적인 근거가 없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무증상 전파 공포감으로 의료기관을 찾고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어나 정작 유증상자 선별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외신을 통해 전해진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 주임의 지난 26일 발언에서 시작됐다. 당시 마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를 최대 14일로 보고 이 기간 전염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한달도 안 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할 만한 시간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중국에서 근거 자료를 확실히 줘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홍역의 경우 증상 발현 하루 이틀 전 감염될 수 있다고 하지만 호흡기 바이러스는 무증상 상태에선 전파력이 매우 떨어진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만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사스의 경우 발병 전 전파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력과 관련해 '예비 재생산지수(R0)'를 1.4~2.5로 추정한 상태인데 사스는 재생산지수가 이보다 높은 3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는 지역사회에선 0.6, 병원내에선 4 수준이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증상 상태를 지나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단계인 잠복기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불확실하다. 현재 격리 조치와 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14일은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인 2~14일 중 최대치다.

이런 진단이 나오는 이유는 우선 사람 간 감염 경로를 비말(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물방울) 전파로 보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늘어나야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을 동반해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데 증상 자체가 없다는 건 바이러스 수가 부족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무증상 상태일 때 전파력이 매우 떨어지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전파력도 증가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비말 전파가 아니라면 공기 중 전파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 경우에 대해선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도 공기 중 전파는 침이 아니라 침에 있는 작은 입자로 분비될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해선 밝혀진 바는 없다"며 "메르스도 일반적 상황의 공기 전파라기보다 기관 삽관을 하거나 의료적 시술을 하면서 에어로졸이 대량 발생하는 환경에서 가능하다고 돼 있어 아직 공기 전파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전파 등은 과학적으로 증명될 때까지는 언급이 안 됐으면 한다"며 "현장에서는 무증상자가 선별진료소로 몰리면서 돌려보내느라 바쁜데 자칫 선별진료가 필요한 유증상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 등 다른 일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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