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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도 계속된 산재 사망…“이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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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도 계속된 산재 사망…“이대로 안된다”
  • 이교엽 기자
  • 승인 2021.01.2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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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파쇄·집품 작업하던 중 노동자 잇따라 사망
산재 사망사고 감축 목표 세웠지만 차질 불가피
▲ 2020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108배. /뉴시스
▲ 2020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108배. /뉴시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새해 벽두부터 또다시 노동자들이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재사망 사고 감축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 플랜 부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일시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노동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근무 중 또는 근무를 마친 뒤 사망한 노동자는 최소 1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새해 초인 지난 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선 작업 도중 협력업체 근로자 A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협력업체 소속인 A씨는 청소 작업을 하던 도중 철스크랩(고철) 압축 장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등에 따르면 A씨는 현대차 중역의 방문을 앞두고 작업을 서두르라는 지시에 응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서 고위험 작업에 대해 지켜져야 할 안전수칙 등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까지 확인됐다.

지난 10일 전남 여수산업단지에선 유연탄 저장업체인 금호티앤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B씨가 석탄운송 설비에 하반신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튿날인 11일 광주에서는 플라스틱 재생 공장에서 파쇄 작업을 하던 50대 여성 노동자 C씨가 신체 일부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홀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C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늘어난 물류센터 내 사망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선 야간 집품원으로 일하던 D씨가 근무를 마친 후 야외 화장실 바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D씨는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사회복지사였던 D씨는 코로나19로 일감이 끊겨 해당 물류센터에서 단기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이들 사건은 사고 자체나 대기업과 연관돼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아 조명된 것이다. 그외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합칠 경우 올해 산재사고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고용부 내부에서도 1월 산재사고 사망자가 10명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산재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국정 과제로 제시했지만 이미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2019년 산재사고 사망자 855명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정부는 지난해 725명 → 올해 616명 → 내년 505명을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9월말 661명으로 전년 동기(667명)보다 6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업무보고에서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등의 영향으로 감축 목표치에는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사고 예방을 위해선 총체적 정책 수립과 이를 일관되게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중장기적 플랜을 세우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산업안전청을 만들거나 고용부 내 산재예방보상정책의 규모를 확대해 정책의 전문성을 키우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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