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 오던 동물보호센터 건립이 첫 삽을 뜨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인근 토지주들의 민원으로 공사추진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더욱이 시흥시 의회에서 예산 승인 등 행정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몇몇 시의원들이 공사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의원들의 오락가락 의정에 일부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흥시는 인접한 안산시에 매년 1억3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유기동물을 위탁하고 있는 가운데 관내 국방부에서 사용했던 정왕동 산16-4번지 일대 비어있는 군용막사 등을 리모델링하여 동물보호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구조안전진단(기존군용막사건물) 용역 등 각종 용역에 9천4백여만원의 예산을 이미 사용했으며, 입찰을 통해 건설업체선정 등 국비 5억1천만원과 시비 11억9천만원 등 총17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지난 달 25일 착공하고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동물 관련 시설이다.
이 과정에서 의회는 동물보호센터 건립 추진상황을 시로부터 보고 받고, 또 예산 승인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밟아 적법하게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자신들이 승인했던 사업을 갑자기 사업중지 요청을 하는 등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관계부서는 이와 관련 추진 경위와 의회로부터 공사중지요청 등 자료요청을 했으나 “현재 상황에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등 감추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시의원들이 유선을 통해 동물보호센터 사업중지를 요청하거나 사업보류 등 대다 수 의원들로부터 의회 차원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한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에게 전화를 통해 사업중단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 박춘호의장과 지난 23일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사업이 어디까지 추진되고 있는지 관계자에게 확인차 전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하고 “민원이 의회에 들어온 것도 없었고 보고받은 것이 없어 민원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왜(자신을) 동물보호소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느냐”면서 “동물보호센터의 건립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시 관계자에게 사업보류와 중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섭의원은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전재하고 “민원이 있으니 민원을 잘 해결하고 진행하라는 차원에 말을 전화로 당부했다”고 했다. “시가 사업추진 내용을 민원인들에게 밝히지 않고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추진되는 등 밀실 행정을 했다는 것이 민원에 요지였다”면서 자신 역시 동물보호시설 건립에 대해 반대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두 의원과 함께 시흥‘을’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1월26일 민원과 관련된 논의과정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인열, 김창수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차원의 지침 사항인지, 어떤 내용으로 논의가 됐는지 확인하자 “말할 수 없다”, “노-코멘트”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어 민원인 중 한 명이 더불어민주당 시흥‘을’ 지역위원회 주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같은 당 시의원들에게 입김이 작용했을 것 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시흥시에 반려동물은 지난 해 말 현재 2만8천여 마리가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미등록 반려동물을 포함하면 경기도 통계 5만5천 마리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유기동물은 한해평균 1천여 마리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