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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로 안전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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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로 안전망 구축
  • 홍명성 기자
  • 승인 2021.09.0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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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복지는 ‘타이밍’
▲ 김수영 양천구청장.
▲ 김수영 양천구청장.

사람 인(人)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라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최근 1인 가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거기에 작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인해 서로 기대 의지하는 사람의 모습보다는 가족 및 사회와의 연결망들이 점차 느슨해져 홀로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혼밥’, ‘혼술’과 같은 말들이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며,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처럼 자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 인구 총조사 및 서울시민 생활실태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1인 가구 수는 2017년 561만 가구에서 2020년 664만 가구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2020년 서울시 1인 가구 비율은 33.3%로 가구별 비율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강도가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일부 노년층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고독사가 중장년층뿐 아니라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까지 확대되면서 외로운 죽음은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외로움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한 영국이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하는 등 유럽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도 작년 고독사예방법을 제정해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외로움과 고독을 ‘누구나 경험 가능한 사회적 질병’으로 인지하는 첫걸음을 뗀 셈이다.

일찍이 중장년층의 고독과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50~64세 독거남성의 복지지원과 사회 재진입을 도왔던 ‘나비남프로젝트’ 등 선제적인 행정을 펼친 양천구는 사회 안전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나비남(나非男)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기존 복지시스템에서 소외됐던 고위험군의 중장년층 남성을 지역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한 첫 시도였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노년층이 아닌 중장년층의 고독에 대해 논의됐다. 지금은 성별과 무관하게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돌봄SOS센터와 백세건강 돌봄사업으로 양천형 복지시스템을 완성해나가고 있는 양천구는 최신 기술을 활용한 돌봄 공백 해소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플러그로 독거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치매환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지킴이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 얼마 전에는 신정 3동의 복지담당 공무원이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계좌확인을 위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폭염 속에서 10일 이상 끼니도 챙기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는 50대 독거남의 생명을 살린 일이 있었다.

수화기 너머 간절하게 들려온 말은 “주스”라는 한 단어였다. 그 한마디에 달려간 담당 공무원의 판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입원 절차를 진행하고 그 후 돌봄SOS센터를 연계해 주거편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오래도록 왕래가 없던 그의 가족을 찾아 관계회복을 도왔다. 그 누구와도 연결이 없었던 그에게 가족과 사회는 다시 끈을 이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사회적 고립이야말로 가장 큰 병이다.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에 집중하는 이유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돌봄과 보살핌을 일방적으로 주고 일방적으로 받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이런 관계들을 통해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복지와 사회 안전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온 김수영 구청장이 “사람과의 연결”에 주목하는 이유다. 과거와 달리 많이 느슨해진 공동체 의식 때문에 사회적 그늘은 점차 짙어지고 있다. 

온라인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적 관계 형성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김 구청장이 여름날 삼계탕과 반찬을 직접 독거 가구에 배달하며 그들의 안부를 물었던 것도 사각지대 취약계층에게는 안부 확인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행정인력만으로 채울 수 없는 공백은 민간의 역할과 참여로 채워나가고 있다. 

우리동네돌봄단이 그중 하나다.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3개 동(신월1동, 신월3동, 신정7동)이 참여하고 있는데, 동별 5명으로 구성된 돌봄단은 복지사각지대 주민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안부를 확인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해준다. 

여러 가지 개인적 이유로 타인과의 연결이 끊긴 그들에게 안녕을 확인하면서 하나둘 끈을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위안의 끈’인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끈’이기도 하다. 

“사람을 살리는 일은 크고 멋진 프로젝트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김수영 구청장은 지난달 관내 한 아파트 변전실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실 깜짝 놀랐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천여 세대에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당장 잠잘 곳이 없어진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는 상황이었다”며 “긴급하게 통합지원본부를 꾸린 양천구는 살수차를 동원해 생활용수를 지급하고, 생수와 응급구호물품도 지원했다. 화장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임시화장실 2개소를 설치했고, 인근의 경로당과 복지관 화장실을 개방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마침 여름 휴가철 일어난 화재였지만, 피해 복구를 위한 진행은 신속했다. 긴급 회의를 통해 각 부서에서 해야 할 지원업무가 결정됐고, 관계기관과의 협조도 빠르게 이뤄졌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안전과 복지는 타이밍이다. ‘적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생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 구석구석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는 안전과 복지에 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올해 상반기 돌봄 SOS서비스 실적이 서울시에서 두 번째라고 한다. 구민의 생명과 직접 연결되는 복지와 안전에 대해서는 그 어느 지자체보다 앞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힌 김 구청장은 “나아가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이웃 안전망을 만들어 서로가 연결된 사람 인(人)의 모습이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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