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생산되는 쌀이 지난해 50억 적자에 이어 올해는 약 70억 원 적자가 예상 되고 있는 가운데 파주관내농민과 농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연속적으로 적자가 나면서 1차적으로는 농민들에게 피해가 가중되지만 2차적으로는 각 읍, 면에 있는 농협이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에서 생산되는 벼를 수매해 이를 도정하고 판매를 도맡고 있는 것은 파주조합공동법인(이하 조공법인이다. 조공법인은 대표이사가 운영하지만 실질적으로 각 농협의 조합장들이 이사로 참여해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조공법인에서는 더 이상 적자를 볼 수 없는 만큼 지난해 벼 40Kg에 5만6500원에 수매했던 것을 올해는 1만 원 이상을 줄인 4만2000원과~6000원 선에서 책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농민들은 반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추석 전에 1차로 5개 농민단체 임원이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2차로 지난 23일 농협중앙회 시지부장, 각 조합장, 조공법인대표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3개 조합장이 빠져서 다소 맥 빠지긴 했지만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속내를 여과 없이 들어내 놓는 계기였다.
이 자리에서 농민대표들은 무책임한 통합RPC운영, 9개 농협이 2개나 1개로 통합하는 문제, 통합RPC를 농민들이 직접운영 하는 방안, 벼 수매가격 일방적인 삭감은 반대 등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조공법인 측은 정부의 농산물 수입과 지난 3년 풍년으로 인한 생산 증가, 쌀 소비감소 등의 영양으로 쌀이 남아돌아가는 상황에서는 벼 수매가격을 현실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폈다.
어느 조합장은 정부가 농업, 농민을 버렸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초래된 것이라는 원색적으로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역사 이래 우리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단어가 아닌가싶다.
21세기가 들어서면서 1차 산업인 농업이 뒷전이긴 하지만 우리의 기본적인 먹거리라는 점에서 규모가 작아도 무시해서는 안 될 산업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농촌이 무너지고 농민이 설자리가 없다면 이제 우리 먹거리는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전개될 중요한 전쟁은 식량전쟁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농업 농촌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는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