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 쾌거

박원순 시장, 소감 밝히고 2030서울플랜 등 대표정책 소개

2018-03-18     김기선 기자

서울시가 살기 좋고 활기차며 지속가능한 도시에 주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차지했다. 시는 도쿄, 함부르크 등 세계 유수 도시들을 제치고 다섯번째 수상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리콴유 세계도시상’ 사무국은 지난 16일 오후 2시(현지 시간)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서울시를 2018년 수상 도시로 공식 발표했다.

2010년 신설된 세계도시상은 2년에 한 번씩 주어진다.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도시재개발청(URA)’과 싱가포르 정부가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CLC)’가 공동주관한다.

올해 서울시는 ▲산업재생(동대문디자인플라자) ▲보행재생(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역사문화재생(다시 세운 프로젝트) ▲시민 참여(2030 서울플랜) 등 시민 참여로 추진한 도심재생사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도시로 선정됐다.

사무국은 “도심 공동화와 침체된 상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면 철거 대신 시민참여를 통한 재생방식을 도입했다”며 “서울을 보행재생, 산업재생, 역사문화 재생도시로 변혁시키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계획의 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 같은 도시재생 성공의 공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그는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수상소감과 관련 정책을 설명했다.

특히 시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뤄낸 도시 혁신 결과와 핵심 원동력인 시민 참여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기존 행정가와 전문가 몫이었던 도시계획을 시민, 전문가, 행정가, 학자들이 4년에 걸쳐 만든 서울 최상위 법정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을 내세웠다.

현지 언론과 질의응답에서 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의 지속성·일관성 보장 여부를 묻는 말에 “시장 혼자 주도했다면 시장이 바뀔 때 정책도 바뀌겠지만 많은 프로젝트와 정책을 시민이 주도해서 결정했다”며 “정책의 지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상 도시는 각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구체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사무국에 제출하면 심사위원회가 살펴보는 방식이다. 리더십과 전략·실행방법의 창의성과 혁신성, 타 도시 적용 가능 여부, 계획 통합성과 지속가능성 등이 종합 평가된다.

시는 지난해 상반기 사무국에 평가를 신청했다. 100여개 도시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독일 함부르크, 러시아 카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일본 도쿄 등 5개 도시가 사무국으로부터 실사를 받아 경쟁했다.

옹 리 혹 래리 ‘리콴유 세계도시상’ 사무총장은 시 초청으로 지난해 9월 방한해 서울로7017,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마포 문화비축기지 등 주요 정책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수상으로 서울은 이 상을 받은 스페인 빌바오(2010년)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2012년), 중국 쑤저우(2014년), 콜롬비아 메데인(2016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시상식은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치러진다.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 도시엔 상장·메달과 함께 상금 30만싱가포르달러(약 2억5000만원)가 주어진다.

시 관계자는 “상금을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서울시 우수정책 해외진출 및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사용해 서울이 축적한 노하우를 더 많은 개발도상국 도시들에 전수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방한 이후 2016년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 혁신정책을 알린 박 시장은 이번이 두 번째 싱가포르 방문이다.

박원순 시장은 “작은 정책 하나에서부터 마스터플랜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다”면서 “이 상의 주인공은 천만 서울시민이며 시민과 함께 만든 새로운 서울의 노하우가 세계도시가 가지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도록 더 큰 책임감으로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