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장자 ‘구광모’ 그룹 승계

구광모 상무 중심의 6인 부회장 경영체제로 전환

2018-05-20     전성희 기자

LG그룹의 3세 경영인이었던 구본무(73) 회장이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가 닿을 올렸다.

LG가(家)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이번에도 경영권은 외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에게 넘어오게 됐다.

20일 LG그룹 지주사인 ㈜LG에 따르면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상무는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구본준 현 부회장 중심의 과도기 체제를 두지 않고 구 상무가 경영의 최고 정점에서 6인 부회장의 보좌를 받아 그룹을 이끌어가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구 상무는 법률상으로는 구 회장의 장남이고, 친부는 구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가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구본무 회장은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LG는 구 상무의 ㈜LG 사내이사 선임 결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후계 구도를 사전에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영 체계가 꾸려질 것을 예상된다. 

다만 전문 경영인 중심의 책임 경영체제가 작동해왔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시각이 중론이다.

구광모 상무를 중심으로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6명의 전문 경영인이 그를 보필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예상이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 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역량을 쌓아 왔다”며 “LG그룹 전문 경영인들의 보좌를 받아 그룹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 상무는 계열사 전반을 챙기며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그가 맡은 LG전자의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한다. 

해당 사업은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한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특히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장은 LG그룹의 각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LG전자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를 인수한 것도 자동차 부품 성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구 상무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로봇 등 4차산업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