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가 한 차례 무산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방한이 갖는 함축적 의미는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누구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대화를 둘러싼 한·미 정상간의 깊은 속내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방카 고문은 내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청와대 사랑채인 상춘재에서 예정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방카는 오늘 오후 4시 30분께 민간항공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6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 이방카의 방한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앞서 다녀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개회식을 이끌었다면 이방카는 폐회식을 책임진다.
미국 정부 대표의 성격을 떠나 이방카의 이번 방한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간 탐색대화 국면에서 의미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방카는 ‘트럼프의 귀를 붙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방카의 방한 기회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한 차례 깨진 북미대화의 ‘판’을 다시 살리는 데 지렛대 역할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의 시점을 이방카 방한 이후로 잡고 있는 것도 우선 내밀한 메시지를 전달한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결단을 구하기 위한 밑그림이 배경으로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운영위원회에서 한·미 정상통화 필요성과 관련해 “이방카 고문의 방한 이후 계기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