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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화테이블 나온 이유? "경제위기·核자신감·시간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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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화테이블 나온 이유? "경제위기·核자신감·시간벌기"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8.04.2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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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궁핍 심각
핵 무장 자신감으로 국제무대 “전략적 데뷔”
▲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왜 갑자기 대화 테이블로 나왔을까.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핵 프로그램을 밀어붙였다. 그러던 김 위원장이 갑자기 두터운 냉전의 장막을 걷어내면서 국제 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데뷔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조차도 하지 못했던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약을 해 놓고 있다. 무엇이 김 위원장을 국제사회 무대로 이끌어냈을까?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지난해까지만 해도 괌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핵무기로 선제타격 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적대적 태도로 일관하던 김 위원장이 올 들어 갑자기 올리브 가지(평화)를 들어 올린 이유를 3가지로 정리했다. 

 CNN방송은 3명의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이유를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궁핍 ▲핵 무장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데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군사행동을 피하려는 시간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궁핍 심각

 북한문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의 경제적 궁핍함이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런 이유 때문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아쉬운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정부의 자료를 인용해 “북한과 중국 간 교역량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량은 900만 달러(약 96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대비 95%나 급감한 규모다. 수입규모는 3분의 1 수준인 1억300만 달러(약 1101억원)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대외 교역은 아마도 1950년 한국전쟁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일 것이다. 북한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립하기 어렵다. 특히 음식과 연료, 기계 등의 분야가 그렇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거대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지하경제에서는 중국의 위안화는 물론 미국 달러화마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 브라운 교수는 이로 인해 민간 영역의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는 게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큰 문제거리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이 민간영역에 대한 통제를 하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내 부채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일이 힘들어 지게 된다. 북한 주민들이 언제라도 북한의 원화를 미 달러로 환전하려 할 수 있다. 외부의 조력이 있을 경우 북한의 통화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처럼 북한 경제가 취약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밝혔다. 

 브라운 교수는 “우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를 모른다. 그러나 진지한 정상회담을 대가로 경제 제재를 일부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이 언제라도 원유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의 물가는 치솟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브라운 교수는 김 위원장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기회를 이용해 북한의 주요 체제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탈린식 경제와 사회체제를 기반으로 한 호전적인 북한 체제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운 교수는 김일성 전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 지난 1990년 대 중반 소련 붕괴 당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북한이 국제무대로 나서는 이번 기회는 일생일대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여러 이점을 쥐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핵 무장 자신감으로 국제무대 “전략적 데뷔”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5월말~6월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에 대해 5개 지역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면서, 후보 5곳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의 ‘현대차-KF 한국역사 및 공공정책 연구센터’의 한국 역사 및 공공정책 대표인 진 H. 리는 김 위원장의 국제무대 데뷔가 세심한 계획과 질서정연한 정치적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성공적인 핵 프로그램을 통해 자위 능력에 대한 자신으로 충만한 김 위원장이 이제 국제관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궁핍한 나라의 권력을 승계한 젊은 지도자가 아니라 핵무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안보에 실제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리 대표는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 덕에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정상과도 약자의 입장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테이블에 마주 앉으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세계 최강국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정상회담을 갖는 것만으로도 북한 내부적으로는 큰 승리로 받아들일 수 있다.

 리 대표는 김 위원장 아버지인 김정일은 물론 할아버지 김일성까지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었음을 상기시켰다. 

 리 대표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이용해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건곤일척의 게임(a high-stakes game)”을 벌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 피하려는 시간벌기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선임 연구원인 애덤 마운트는 김 위원장이 국제 외교무대로 나온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 위험을 피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기 위한 ‘시간벌기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에 선제 타격 위협까지 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임기를 우선 넘기기 위한 전략을 김 위원장이 펴고 있다고 마운트 연구원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슈퍼 매파(super hawkish)’로 꼽혀온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이에 앞서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나 기존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등도 대북 강경 목소리를 내온 인물들이다. 

 마운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강성 매파들로 새롭게 구성되는 것을 지켜본 김 위원장이 일단 전쟁 국면을 피하는 시간벌기용 외교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적당한 선의 일시적 양보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할 정도의 “상징적 움직임(symbolic steps)”만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혹은 협상팀들이 복잡한 기술적 논란을 벌이도록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운트 연구원은 외교적 혹은 군사적 해법을 동원한 어떤 경우라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즉각적으로,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체하는 일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처럼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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