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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대규모 '주택 공급' 카드 매력적 땅없어 딜레마…그린벨트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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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대규모 '주택 공급' 카드 매력적 땅없어 딜레마…그린벨트 만지작?
  • 전성희 기자
  • 승인 2018.08.2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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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택지, 오히려 집값 상승 부추길 수도
그린벨트 해제 놓고 국토부-서울시 의견 대립도
▲ 정부가 집값이 단기 급등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경기 광명시, 하남시 등 2곳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부동산 사무소의 모습. <뉴시스>

정부가 뒤늦게 서울 등을 위주로 새 택지 14개를 발굴해 24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수도권에 택지당 1만7000가구를 수용할 '뉴타운급' 땅이 없을뿐더러 서울의 집값을 안정시킬만큼 수요자들을 끌어들일만한 매력적인 지역도 많지 않다. 

 또 서울집값 안정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의견이 크고 오히려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어 정부의 딜레마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수도권내 30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 공공택지 30여곳을 추가로 개발한다. 

 앞서 국토부는 이미 지난해말 주거복지로드맵과 지난달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 등을 통해 전국에 44개 택지, 36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중 서울 등 수도권에 배정을 고려한 물량이 30개 택지, 12만가구다. 성남 금토·복정 등 14개 택지, 6만2000가구는 이미 발표됐다. 나머지 후보지는 현재 조사중이고 다음달중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기존에 발표한것 외에 수도권내 14개 택지지구(24만2000가구)가 더 추가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30여곳의 일부는 지난달 발표한 곳과 겹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대책, 현실성따라 집값 안정화 영향 미칠 듯 

 그동안 정부는 "서울 집값이 오르는 것이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서울과 수도권에 최근 주택 공급량이 예년을 상회하고 있어 공급 여건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인식은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멸실 주택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이번에 추가로 주택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국토부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수요 대비 입주물량 등이 풍부하고 택지도 충분히 확보했지만 2022년 이후 혹시 모를 공급부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공급이 실제 서울의 집값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공급이 늘어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이번 공급 대책이 현실성이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단 대규모 공공택지를 추가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것 자체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라면서 "어느 지역에 공급할지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이나 수도권 인근에 이만한 공급량을 감당할 만한 택지가 남아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또 공급 지역으로 지정된 택지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만큼 교통이나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 정부가 집값이 단기 급등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경기 광명시, 하남시 등 2곳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 아파트단지의 모습. <뉴시스>

 

실제 수도권서 이미 택지로 지정된 14곳중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성남 서현, 김포 고촌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정도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흥, 화성, 양주 등은 아직 서울 출퇴근을 하기엔 교통이 부족한 편이다. 

 그나마 성남 금토(3400가구), 성남 복정(4700가구) 등은 시장서 관심을 받고 있지만 택지 규모가 5000가구를 넘지 못해 집값을 안정화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내 신규 공급, 오히려 집값 부추길 수도

 정부가 서울지역에 택지를 개발하려고 하지만 서울시내에는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는 물리적인 공간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역시 그린벨트 보존을 원칙으로 삼으며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국토부와 서울시의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 행정구역내 그린벨트 규모는 19개 자치구에 걸쳐 총 149.62㎢에 이른다. 이중 대부분은 임야(101.07㎢)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서구(18.92㎢)·노원구(15.90㎢)·은평구(15.21㎢)·강북구(11.67㎢) 등에 그린벨트가 집중돼 있다.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풀어 공공주택을 공급한다고 해도 택지 규모가 크지 않아 제한된 공급양으로 인해 서울 집값 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서울시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게 된다면 이 지역에 실수요뿐 아니라 투기 수요도 몰리면서 다시금 부동산시장 과열이 나타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만약 정부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실시한다고 하면 수요가 몰리면서 이 지역 집값이 또 다시 들썩일 것"이라면서 "공급으로 인한 개발 호재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삼았던 재건축 규제가 오히려 공급을 억제시키면서 집값을 올렸다"면서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시장에 더 이상 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서울 집의 희소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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