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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삼킨 미세먼지…시민들 '공포 넘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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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삼킨 미세먼지…시민들 '공포 넘어 분노'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3.0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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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봄 느낌도 안나…앞으로 더 두려워"
▲ 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도심.

5일 서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상 처음으로 닷새 연속 시행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평소 간헐적인 미세먼지 정도는 신경쓰지 않던 이들도 이날만큼은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고 하소연했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날 오전 안국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함예린(30·여)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연신 기침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수치)부터 확인한다"며 "오늘은 200(㎍/㎥) 가까이 되는 것 같아서 놀랐다. 심지어 미세먼지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등교 중이던 개포고 2학년 문채우(18)군은 "미세먼지 때문에 봄 느낌도 안 난다"면서 "어제는 친구들하고 강남역을 갔는데 마스크를 안 쓰던 친구들도 하나둘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신경도 안 썼는데 눈에 보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더 심화될지 두렵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성균관대 인근 편의점 CU에서 근무 중인 한 아르바이트생은 "오늘 아침 7시부터 1시간 동안 5~6명이 사갔다"면서 "요즘 마스크를 확실히 많이 사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미세먼지 문제 관련 단골 불만 소재인 '정부 무능'과 '중국 탓'도 빠지지 않았다.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만난 권모(60)씨는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왔다고 하지만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걸 따지지 못하지 않나"라면서 "따진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수 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강남구청역 버스정류장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던 이제윤(40)씨는 "백령도가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데, 우리나라가 원인이라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민간단체들이 중국에 미세먼지 관련 요구를 하고 있다는데 (진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령도는 수도권 등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리적 위치상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날 백령도의 미세먼지 수치는 다른 지역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5일 오전 10시30분 기준 92㎍/㎥ 정도의 농도를 보이며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기상청·환경부 등 관계 당국은 최근과 같은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바람이 약하고 대기가 안정돼 있어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시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하며 "어린이, 노약자 등은 실외활동을 금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북풍이 불 것으로 관측되는 오는 7일께에는 잠시나마 농도가 옅어질 수 있으나 이날이 지나면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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