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전기차(EV) 시장을 선점하려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동맹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EV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 업체와의 협업이 잇따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주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지리 자동차 연구원에서 지리 자동차 펑칭펑(馮擎峰) 부총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LG화학과 지리 자동차가 50대 50 지분으로 각 1034억원을 출자한다.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 자동차와 자회사의 중국 출시 전기차에 공급된다.

 

LG화학과 손 잡은 지리 자동차는 지난해 150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로컬 브랜드 중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오는 2020년부터 판매량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과 손잡고 배터리팩 합작사인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전공이 51%, SK이노베이션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BESK는 지난해 8월 장쑤성 창저우에 7.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착공, 올 하반기 완공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합작사와 별도로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 두 번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도 착공했다. 오는 2021년 말 완공 예정으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전량 중국에서 제작되는 전기차에 공급된다.

 

삼성SDI도 1조원 이상을 들여 중국 시안에 제2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그간 한국 배터리 업체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현지 시장 입성이 어려웠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있긴 하지만, 1000만원 안팎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현지 경쟁이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의 일환이자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6년 1월부터 한국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수입을 차단하는 일종의 비관세장벽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이 오는 2020년 말에 예정대로 중단되면 한국산 배터리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는 최대 시장이다.

 

올해부터 차량 제조 업체들에 판매 차량의 일정 수준 이상을 EV가 차지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50만대에서 2023년 350만대, 2025년 580만대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이달 초 차량용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 BYD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도요타는 일본 업체인 파나소닉과 주로 협력해 왔다.

 

안방을 뺏기지 않으려는 중국 업체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최대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중국 6대 전기차 제조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때문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