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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학생들 “한국 좋아서 왔는데” 혐일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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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학생들 “한국 좋아서 왔는데” 혐일 피해 우려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8.08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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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활동 중 곤란한 질문·발언 듣기도
▲ 일본 아베 총리 정권 규탄 기자회견.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관계가 경색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혐일’ 분위기가 고조되자 국내 일본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피해를 우려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초 불매운동 등 경제부문에서만 일어났던 반일 행동은 전방위로 퍼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8일 온라인상에서는 “일본인 대사를 쫓아내자”, “일본인 유학생도 돌려보내자”는 등 일본 정부를 넘어 일본 국민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시내 대학교 어학당 등에서 무작위로 만난 일본인 유학생들 대부분은 혹시 모를 피해를 경계하며 주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공공장소에서는 모국어를 쓰지 않는다는 학생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성북구의 한 한국어학당에서 만난 오하라 아사미(20)씨는 “(어학당 내) 일부 선생님이 한일 관계가 안 좋은 탓에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을 싫어할 수도 있다며 웬만하면 일본어를 쓰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한국이 좋아서 유학을 왔고 한국인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일본 사람들도 많은데, 한국인 친구 부모님들이 (일본인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할까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일주일 전 단기 어학연수로 한국에 온 나루후미 시로다(22)씨는 “신촌 등 길거리에서 집회 시위가 있을 때마다 일본어 사용을 줄이고 조용히 지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혐일 피해 우려에) 매일 밤마다 어머니가 괜찮느냐며 안부전화를 하신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인으로부터 한일관계에 대해 곤란한 질문을 받거나 질책을 받은 일본인 유학생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어학당에서 만난 노무라 나호코(25)씨는 “어제 남자친구의 후배와 셋이 저녁식사를 하는데 내게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더라”면서 “어떤 말을 해도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것이고,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많아 (일본 관련) 얘기를 안 꺼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한국에 들어온 오오이 유카에(34)씨는 하숙집 주인에게 아베 총리를 향한 욕설과 일본에 대한 부정적 발언까지 들어야 했다. 

국내 일부 숙박업소나 가게 등에서는 문 앞에 ‘저희 업소는 일본인의 숙박을 금합니다’, ‘일본인 출입금지’ 등의 안내문을 공개적으로 붙여놓기도 하는 등 국내에 있는 일본인에게까지 배척과 비난의 분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7일 일본인 유학생을 포함한 대학생들이 ‘일본 정부가 과거 전쟁범죄를 부정한다’며 아베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물론, 일본 시민사회 내에서도 이번 수출규제 조치를 비판하는 양심적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일반인들을 향한 선을 넘는 반일감정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수출 규제, 무역 보복은 (아베) 정부의 정책”이라면서 “전범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은 일본 정부에 반발하는 의미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한국에 있는 일본인들 전체를 배척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도 현재 감정적 대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 노력 등도 이어가고 있지 않느냐”면서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인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옳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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