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이 당내 반발로 얼룩지고 있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의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려 했지만 20년 지기인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의 반대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기 전 부시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인재근·유은혜 의원과 함께 정론관을 찾았지만 허 전 위원장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기 전 부시장이 회견문을 읽던 중 허 전 위원장에게 미안하다는 심경을 토로하자 허 전 위원장이 일부 당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원칙을 지켜라”고 외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기 전 부시장은 결국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고 허 전 위원장은 “기동민 부시장, 가지 말라. 여기로 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길을 돌린 기 전 부시장은 허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반발에 “14년 동안 지역을 지키며 헌신한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면서 “저런 절박한 마음을 알면서도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제 생각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허 전 위원장은 점거농성 중인 당 대표실로 돌아와 “80년대 운동권 출신 모두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며 “내가 기동민 선배에게 ‘우리 모두가 죽어야 산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런 몰상식한 공천을 했으면 싸워야 한다. 우리가 양심세력이라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출마가 불투명해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측도 당 지도부 비난을 이어갔다.
천 전 장관 측 안현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이 조만간 최고위원회를 통해 광산을 전략지역에 측근과 계파를 안배하는 자기사람 심기 공천을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당 지도부는 측근·계파정치라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공정한 경선,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정의로운 공천을 해 달라”며 “이마저도 어렵다면 무공천을 선언해 광주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내 전국여성위원회 역시 여성 후보인 백혜련 후보를 공천하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전국여성위는 이날 성명서에서 “새누리당은 수원을 지역에 여성 후보인 정미경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지만 우리 당은 아직까지 단 1명의 여성 후보도 확정하지 않았다”며 “백 변호사가 검사와 변호사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수원지역에 백 변호사를 반드시 공천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공천 논란 확산 양상에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7·30재보선을 앞두고 국민은 우리당을 도와주려 하는데 우리가 그 도움을 발로 걷어차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공천 혼선이 도를 넘었다. 잘만하면 이기는 선거인데 공멸할까 걱정스럽다. 선당후사할 시점”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