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갖추면 환기가 걱정…"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아"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변화가 클 것으로 점쳐지는 올 여름을 앞두고 전신 보호복부터 N95 마스크와 고글까지 착용해야 하는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의 더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드라이브 스루'나 '워크 스루'와 같은 이동형 진료소를 포함해 야외에 임시로 설치한 선별진료소 대신 냉·난방이 가능한 실내 선별진료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별진료소부터 중환자 입원 병실까지 모든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따른 구분 없이 레벨D 수준의 전신 보호구 착용을 지속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의논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는 총 611곳이며 15일 기준 근무 인원은 5259명이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대응 지침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할 땐 채취자가 N95 또는 KF94 동급 이상 보건용 마스크, 일회용 방수성 긴 팔 가운 또는 전신 보호복, 일회용 장갑, 고글 또는 안면 보호구 등 개인 보호구를 착용토록 하고 있다.
상기도 검체를 채취할 때 콧구멍에 면봉을 깊숙이 밀어 넣는데 이때 대상자의 기침 등을 통해 비말 전파 우려가 있어 개인 보호구 착용이 필수다.
이처럼 코와 입, 눈은 물론 손과 발까지 전신에 보호구를 착용하다 보니 선별진료소 등의 의료인력들은 근무할 때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 일쑤다.
문제는 5월을 지나면서 점차 기온이 올라가는 가운데 특히 이번 여름은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레벨D 개인보호구의 경우 속장갑부터 전신 보호복, 덧신, N95 마스크, 고글, 보호복 후드, 겉장갑까지 착용하고 있어 이를 착용한 의료진은 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오는 20일부터 여름 폭염에 따른 건강 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하면서 "올 여름은 대체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변화가 클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무더위 등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방역당국도 여름을 앞두고 선별진료소 운영 방안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료인력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야외에 설치된 곳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선별진료소의 점진적인 합리적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선별진료소 운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야외에 임시로 마련한 선별진료소를 냉·난방 장치를 갖춘 실내 선별진료소로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냉·난방을 갖춘 실내로 선별진료소를 옮겨온다면 환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일부 선별진료소에서는 지침에 따라 땀이 찰 수밖에 없는 고글 대신 이른바 '페이스 실드'라고 불리는 안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지만 전신 보호복과 장갑, 덧신은 물론 특히 KF94 이상의 마스크는 대체할 도구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그간 국내에서 축적한 코로나19 관련 진단 검사 및 임상 정보 등을 활용해 효과적인 개인보호구 사용 지침 등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 속 거리 두기 등이 철저하게 지켜져 의심 환자 수 자체가 줄어드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