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하반기에는 상당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前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16년 경영환경전망’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93만대의 자동차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판매성장률이 9.0%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2010년 상반기에 기록한 16.2%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신차효과에 따른 국산차 호조세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현대 아반떼, 기아 스포티지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현대 아이오닉, 르노삼성 SM6, 기아 니로, 한국GM 쉐보레 말리부 등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국산차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상황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판매량은 8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8.7%의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하반기에 기록한 -12.9%의 성장률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판매 순증 효과는 3만대에 그쳐 판매 감소세를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또 SM6, 말리부 등 중형 신차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의 여파와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올해 판매성장률도 2013년(-0.2%)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당초 올해 178만대가 팔려 전년대비 -2.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반기의 판매 호조세가 반영돼 0.5% 감소에 그친 182만대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치가 다소 조정됐다.
올해 시장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지연 등이 꼽혔다. 또 공급 측면에서는 영업일수 감소(3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 부족, 하반기 개소세 인하 종료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저유가로 인한 유류비 감소와 하반기 노후차 교체지원 등이 올해 수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중형 승용, 친환경차 출시 등이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동차 수출 감소에도 다행히 내수가 성장해 주면서 버텨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수출 동반감소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