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가 최근 중금속 등 이물질 검출 논란에 휩싸인 얼음정수기 보상 여부 등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 방침을 고수,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 2위 청호나이스 측이 여론의 비난을 무릎쓰면서까지 여태껏 뚜렷한 소비자 보상 방안 등을 내놓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6일 얼음정수기 제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안전성에 의구심이 들 경우 전문엔지니어의 확인 및 점검을 정성껏 해드리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청호나이스는 300여명의 대책반을 구성, 시중에 판매 중인 얼음정수기 샘플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유사 사례로 발생한 얼음 정수기 논란과 관련, 같은 업계의 코웨이가 문제의 정수기 전량을 회수하는 한편 환불 처리를 결정했기 때문에 당시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사용자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청호나이스는 사태발생 한달여가 지난 현재 사용자들에 대한 실질적 해결방안은 전무하다. 사 측은 유지보수계약이 체결된 고객에 한해 부품 교체만 실시해주고 있다.
40만원에 달하는 유지보수계약을 맺지 못한 고객들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등이 검출되더라도 보상은 커녕 부품 교체도 못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호나이스의 이같은 태도는 환경부 조사 결과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품의 유해성이 정부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환불 및 보상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체 측 입장이다.
또 보상에 나설 경우 막대한 보상 재원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청호나이스의 재정 규모를 감안하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수 있다. 이때문에 선뜻 보상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청호나이스는 3584억2735만1956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129억6193만7815원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 94억8118만6577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보다는 개선됐지만 업계 1위 코웨이가 지난해 매출 2조3152억원, 영업이익 463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됐던 얼음정수기에 대한 전량 회수 조치 또는 렌탈료 전액 환불을 결정할 경우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객들은 청호나이스의 미온적인 대책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네티즌 백모(23·여)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ㅐ서 "청호 측은 보상을 받고 싶다면 직접 피해를 입증하라고 한다"며 "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 피해를 입증하기가 어렵지 않느냐. 도무지 어찌 할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 A씨는 "중금속 이물질이 발견된 동종 얼음정수기에 대한 적극적인 리콜이나 환불조치없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는 있을 수 없다"며 "청호 나이스는 어떻게든 책임을 모면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코웨이는 지난달 6일 논란의 대상이 됐던 얼음 정수기 모델 3종에 대해 전량 회수 조치를 발표하는 한편 해당 제품을 사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용한 기간에 대해 렌탈료 전액을 환불키로 했다.
코웨이는 ▲모든 제품 개발 및 관리 프로세스를 전면 재검토하고 이로 인한 모든 변화의 과정을 고객들에게 알리겠다 ▲정부 부처의 제품 안전성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등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