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30분이 넘는 혈투의 승자는 독일이었다. 한국 남자 탁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게임스코어 1-3으로 패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과 2012년 런던 대회 은메달을 차지했던 남자 대표팀은 연속 메달 획득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1988년 탁구가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준결승전과 마찬가지로 세계랭킹 12위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을 첫 번째 주자로 내세웠다. 독일의 1단식 선수는 세계랭킹 24위 바스티안 스테거.
정영식은 1세트를 듀스 끝에 12-10으로 가져왔지만 노련한 스테거의 변칙적인 서브에 2세트를 빼앗겼다.
금세 대응책을 찾아낸 정영식은 3세트를 11-6으로 이겼다. 그러나 4세트에서 스매시가 번번이 가로 막히면서 경기를 끝내는데 실패했다. 스테거는 두 차례나 불리한 상황에서 반격에 성공해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5세트가 압권이었다. 정영식은 8-8에서 상대 백핸드에 허를 찔렸다. 맘먹고 시도한 포핸드 드라이브까지 네트에 막히면서 매치 포인트에 몰렸다.
정영식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10에서 드라이브가 모서리에 막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정영식은 12-11에서 마지막 포인트를 올린 뒤 그대로 드러누웠다.
세트스코어는 3-2(12-10 6-11 11-6 6-11 13-11).
2단식에는 맏형 주세혁(36·삼성생명)이 출격했다. 세계랭킹 14위 주세혁은 세계랭킹 5위 드미트리 옵차로프를 맞아 고전했다.
1,2세트를 허무하게 헌납한 주세혁은 3세트 들어 적극적인 3구 공격으로 재미를 봤다.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는 갔지만 세트스코어 2-3(5-11 9-11 11-8 11-2 6-11)로 패했다.
초반 2승이 최상이었지만 1승1패도 나쁘지 않았다. 당초 한국의 목표는 초반 두 게임에서 최소 1승을 챙긴 뒤 복식을 잡아 리드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복식에서 삐걱거렸다.
이상수(26·삼성생명)-정영식 조는 티모 볼-스테거 조를 맞아 분전했지만 세트스코어 2-3(11-9 6-11 7-11 11-9 9-11)으로 고배를 마셨다.
두 선수는 5세트 3-6에서 연속 2득점으로 독일 조를 압박했다. 5-8에서는 활발한 드라이브로 9-8 역전에 성공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 9-8에서 이상수의 백핸드 푸시가 네트를 때리면서 흐름이 끊겼고 이후 연속 2실점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4단식의 주세혁에게 운명을 맡겼다. 주세혁이 반드시 티모 볼을 잡아야만 이상수가 기다리고 있는 5단식까지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10년 이상 세계 정상권을 유지한 티모 볼은 주세혁 못지않게 노련했다. 주세혁과의 앞선 10차례 맞대결에서 7차례나 이겼다는 점도 티모 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주세혁은 자신을 잘 알고 있는 티모 볼을 맞아 고전했다. 1세트를 8-11로 빼앗겼다. 2세트 마저 2점차로 분패한 주세혁이 더 이상 반격을 꾀하기란 쉽지 않았다. 세트스코어는 0-3(8-11 9-11 6-11)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