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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주역 2030세대…"자식 생기면 이런 나라 물려주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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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주역 2030세대…"자식 생기면 이런 나라 물려주기 싫어"
  • 윤이나 기자
  • 승인 2016.11.13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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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광주시민 2000여명(경찰 추산)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2016.11.12.

"내가 이러려고…자괴감 들어 나왔다"
지방에서도 생업 접고 상경 "지금 외치지 않으면 후회"
정유라 사태 등에 'N포 세대' '흙수저 세대' 분노 폭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성난 시민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였다. 

이날 오후 4시께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에는 '박근혜 하야',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등의 종이피켓을 든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중·고등학생 등 10대와 대학생, 청년 등 2030세대를 포함해 기성세대까지 전 세대, 각계각층이 어우러졌다. 이중에서도 2030세대의 참여가 단연 두드러졌다.

"내가 이러려고 이 나라에 태어났나 자괴감이 들어서 나오게됐다." 

이들을 광장으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울분을 쏟아내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에서 올라왔다는 직장인 정모(33·여)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 의견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알리고 싶어서 나왔다"며 "공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할 자리에서 사익을 먼저 생각하고 공익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았으니 자격도 없고 의무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국민사과도 진심이 안느껴지고 여전히 누군가 써준 듯 했다"며 "지지층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한 연기처럼 느껴졌다"고 깊은 불신을 표시했다.

취업준비 중이라는 김모(24·여)씨는 "거리에 나와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싶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상식이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직장인 임아혁(27·여)씨는 "2008년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때 고3이라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내내 후회스러웠다"며 "또 후회하지 않으려고, 작지만 힘을 보태려고 광장에 나왔다. 대한민국이 이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기 수원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최진영(31)씨는 가게 문을 닫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고 한다. 최씨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생업을 접고 왔다. 정의로운 사회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았으니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하야만이 답이다"라고 단언했다. 

은행원 김태언(34)씨는 아내와 함께 오전 6시10분 KTX를 탔다. 김씨는 "결혼 직후인 지난해 초 부산 서면에 악세사리 가게를 차린 뒤 단 하루도 문 닫은 적이 없던 아내가 먼저 서울에 가자고 하더라. 쉬고 싶긴 했지만 기꺼이 아내 뜻에 따랐다"면서 "막상 집회 현장에 오니 나라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놓인다. 나중에 자식이 생겼을 때 지금의 나라를 물려주고 싶진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옥수동에서 친구, 선·후배, 가족들과 함께 나온 이상인(38·여)씨는 "집회에 처음으로 참여했다"며 "아이가 어려서 행진은 못했지만 이번이 결정적인 집회라고들 해서 함께하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딸 승현(4)양도 "엄마와 함께 걸어서 좋다"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3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행진해 온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6.11.12.

2030세대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나 제도적 평등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사회에서 기성세대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1~2명의 자녀만을 두는 핵가족 환경에서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격려 속에 자란 세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취업·연애·결혼·출산 등 인생의 꿈과 희망을 잃은 'N포 세대'로 갈수록 전락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득권 계층 밑에서 허덕이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한 전문가는 "정유라 사태 등으로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흙수저·금수저', 고용불안과 과잉경쟁체제 속에서 살기 어려움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헬조선' 세대들의 분노가 더욱 불거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들은 이날 본집회 시작 전인 오전 11시께 진행된 사전집회와 행진 등에 참여했다. 오후 2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 녹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한국청년연대의 사전 집회, 서울역사박물관 일대에서 열린 여성 집회 등 다수 행사에 집중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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