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석 달 연속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와 화장품 판매가 기저효과로 줄어든 가운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설 특수' 효과도 나타나지 않아 내수 판매가 저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2.2%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0월 4.2% 증가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11월(-0.3%)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12월(-0.5%)에 이어 이번에도 줄어들었다.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소매판매는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8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전월보다 4.5%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는 할인행사와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등으로 판매가 늘어난데 이은 기저효과로 인해 13.0% 줄었다.
화장품, 음식료품 등의 비내구재도 1.9% 줄었다. 1월에는 설날이 있었지만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저가의 선물세트가 많이 팔리면서 대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장품의 경우 연말 할인행사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화장품 감소는 지난 연말 세일 행사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고 1월 설 특수가 예전만 못한 것도 비내구재 감소의 한 영향"이라며 "저가의 실속형 선물세트가 많이 팔리면서 설 대목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업생산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증가했다.
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0% 증가, 지난해 11월(1.4%)과 12월(0.2%)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어 과장은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반도체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광공업 생산이 비교적 큰 폭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서비스업 생산도 소폭이지만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긍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수도사업(-1.0%)에서 감소했지만 제조업(3.5%)과 광업(3.6%)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보다 3.3% 늘었다. 지난해 12월 0.5%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복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월에 비해 1.7%포인트 상승한 74.3%로 지난해 5월(74.3%)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자동차, 의복 및 모피 등은 부진했지만 기계장비, 1차금속, 전자부품 등에서 호조를 보인 결과다.
서비스 생산은 도소매(-1.3%), 예술·스포츠·여가(-5.4%) 등에서 감소했지만 운수(3.2%), 금융·보험(1.5%) 등에서 늘어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설비투자도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5.2%)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월에 비해 2.6%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0.8%)의 증가세에도 토목(-4.5%)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에 비해 0.7%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업활동은 수출 회복세가 생산·투자 확대로 파급되는 모습이나, 심리 위축으로 소비는 둔화됐다"며 "수출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고용 둔화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