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지 5년이 된다.
비준 당시 국회본회의장에 최루탄과 대형 쇠망치가 등장하는 등 격렬한 반대에 부닥쳤지만 이후 양국 교역 규모 증가를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똑똑히 하고 있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으로 국민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는 관세 철폐로 인한 수입원가 절감 등으로 현실화되지 않았다.
경제주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관련한 제소도 5년 동안 한 건도 없었다.
비준 당시 괴담에 시달렸던 한미 FTA는 양국 교역 규모가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교역 규모가 연평균 3.5% 감소하는 동안 대미 교역 규모는 연평균 1.7%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은 5년간 연평균 3.4% 늘어났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12.4%), 자동차 부품(4.9%), 반도체(4.2%) 등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한미 FTA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미국 수입 시장에서 일본, 대만 등 경쟁국보다 선전했다.
2010년 이후 미국 수입시장에서 일본, 대만 등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우리 시장 점유율은 성장을 거듭하며 2016년에는 3.2%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 세계 수입이 연평균 5.0% 감소한데 비해 대미 수입은 연평균 0.6%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주요 수입 상대국인 아세안(-3.6%), 일본(-7.0%)의 수입 감소폭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것이다.
대미 수입은 관세가 인하된 자동차(35.5%), 육류(2.1%), LPG (314.2%)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 품목의 선전으로 미국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6%를 기록, 일본의 한국 시장 점유율(11.7%)과 격차를 4.5%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