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제1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최규식 경무관 동상과 정종수 경사 앞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진행했다.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해수호의 날’행사를 북악산 기슭에서 개최하는 것에 의문을 나타냈다.
정부는 2016년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서해수호의 날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다.
때문에 서해수호의 날은 그동안 북한의 크고 작은 서해도발 사건을 포괄한다. 그 날짜를 3월 넷째 금요일로 정한 것도 우리 군의 희생이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3월 26일 금요일)을 기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서해수호의 날’이 서울 한복판 종로의 산기슭에서 개최되는 것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서해수호의 날은 서해상에서 일어난 북한의 도발 뿐 아니라 6.25전쟁이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며 ‘튼튼한 안보가 국가발전의 기본 토대’라는 국민적 공감대 역시 형성하고자 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렇게 본다면 종로에서 기념식이 열리는 것도 수긍할 수 있다. 종로구 청운동, 민족의 시인인 윤동주님을 기리는 윤동주 문학관 맞은 편에는 자칫 남북한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국가수반에 대한 암살 기도를 막아낸 호국영웅의 동상과 순직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21 청와대 습격 사태, 우리에겐 김신조 사태로 더 잘 알려진 이 사건 당시 청와대를 향해 진격하던 북한의 124부대는 당시 종로경찰서장이던 최규식 서장에게 발각된다.
치열한 교전 중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는 장렬하게 산화했고 그 희생으로 최악의 경우 발생할 수 있었던 대한민국과 북한의 무력충돌도 막을 수 있었다.
서해수호의 날은 이렇듯 6.25전쟁 이후 발생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국토를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로 희생, 헌신한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고 그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비단 종로구에 위치한 최규식 경무관 동상고 정종수 경사 순직비 앞 뿐 아니라 전국에 소재하고 있는 다양한 현충시설에서 각각의 사연을 담은 이야기들과 그 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