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에 위치한 고려시멘트가 건동광산 발파 충격으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의 존재를 은폐했다고 지역 시민단체가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고려시멘트 측은 “석회석 광산 운영과는 무관하다”고 14일 밝혔다.
고려시멘트는 이날 “자체 조사 결과 지난 6월 말께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부근 농경지에 발생한 지반침하(싱크홀) 현상은 지하수가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기에는 농경지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땅 속 물 흐름이 정체돼 있다”면서 “농경지 일대 지하는 석회석 지역이다. 석회석이 용해되면서 땅을 받치는 힘이 약해져 발생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외부기관 검증 없이 지반침하 장소를 시멘트로 메꾼 배경으로는 민원 예방과 주민 안전을 들었다.
고려시멘트는 “지반침하 발생 이틀 뒤 몰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물질)로 빈 공간을 메꾸고 지표층만 시멘트로 단단하게 작업했다”며 “민원 예방과 안전 사고 예방 차원에서 작업한 것이며 회사 측 소유 땅이라 법적으로 문제될 사안도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7년 와룡리 농경지 1만㎡를 묘목 사업 용도로 매입한 뒤 2008년 6월께 지반침하 현상(이번 싱크홀 지역과 50m 가량 떨어진 곳)이 발생한 바 있다”며 “이 때 광해관리공단, 철도시설공단, 전남대·조선대 공업기술 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광산 운영과는 관련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장성군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광산의 발파 충격으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했지만, 고려시멘트가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채굴권과 도로점용권을 불허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