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신규 입주 물량이 심상치 않다. 올해만 1만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또 강동을 비롯한 송파 등 동남권에 향후 3~4년간 3만6000가구의 신규 물량 공급이 예정되면서 주택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4만2936가구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 전체 입주물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인 1만1051가구가 강동구에 쏟아진다.
오는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1900가구)를 비롯해 ▲고덕그라시움(9월·4932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2월·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2월·1859가구) 등이 차례대로 입주한다. 또 2022년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재건축(1만2000가구) 입주도 예정돼 있다.
강동·송파 등 서울 동남권역의 주택 공급이 늘면서 당분간 이 지역 전월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1만 가구(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와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전셋값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강동구 아파트값 낙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다. 서초구는 0.13%에서 0.06%, 강남구는 0.25%에서 0.21% 하록폭을 줄였다. 반면 강동구는 0.16% 하락하며 전주(0.08%)보다 낙폭이 2개 커졌다.
전셋값 하락세도 더욱 뚜렷해졌다. 강동구 전셋값은 전주에 비해 0.35% 하락했다.
4주 연속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중 가장 큰 하락률이다.
지난 2017년 입주한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658가구)’ 전용면적 84㎡의 전세 거래는 지난달 5억2000만~6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이달에는 4억8000만~5억2500만원으로 1억가량 뚝 떨어졌다.
또 지난해 11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된 암사동 ‘강동 롯데캐슬 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들어 4억5000만~5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동남권의 입주 물량은 하남과 성남 등 인근 지역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신규 공급 물량이 풍부한 하남 지역에서 전세금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하남시 전셋값은 0.04% 하락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물량 폭탄으로 동남권 집값·전셋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강동구의 물량 집중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연구소장은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셋값이 우선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최근 주택시장에 워낙 변수가 많아 하락폭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심리적 영향을 받는 주택시장에서 강동구발 하락은 서울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