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특히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을 사수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창원 성산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계열 정당 간 희비가 엇갈렸던 곳이다.
이번에는 민주당 권민호, 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대한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당의 경우 황교안 대표는 취임 이후 치르는 첫 선거로, 리더십을 평가할 시험대인 만큼 보궐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11일, 15일까지 취임 후 보름 동안 통영과 창원을 3번이나 방문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역시 지난달에만 창원 성산을 3번 방문한 데 이어 이번 달부터는 창원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상주하다시피하며 이재환 후보 지지를 호소 중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노 전 의원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일찌감치 창원에 숙소를 얻어 상주하고 있다.
여영국 후보 캠프 사무실을 제2당사로 꾸리면서 발 벗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되고 PK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창원에서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3일 부산, 울산을 찾아 대규모 예산 지원을 약속하며 PK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통영·고성과 창원 성산에는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두 후보자의 공천장 수여식도 지난 13일 부산에서 지도부의 별다른 메시지 없이 간소하게 진행됐다.
당 지도부는 애초 오는 18일 오전에 통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뒤 창원을 방문해 후보자들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창원 일정은 취소했다.
이에 승산 가능성이 높은 통영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창원 일정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 “하루에 통영과 창원 두 곳을 가기엔 거리도 멀고 아무래도 잠깐 들리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들여서 따로따로 가면 좋겠다는 판단으로 이번에는 통영만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이유로 범여권의 단일화를 꼽았다.
창원 성산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 등 범여권의 단일화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먼저 단일화 협상에 착수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4일 권민호 민주당 후보도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반영율을 놓고 각 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범여권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한국당의 승산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내일신문 의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7% 포인트)에 따르면, 한국당 강기윤 34.9%, 정의당 여영국 20.8%, 민중당 손석형 17.8%, 민주당 권민호 12.4%, 바른미래당 이재환 5.2%로 나타났다. 야권 표의 분산이 뚜렷하다.
민주당은 일단 정의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