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9일 비핵화 협상에 대해 ‘결과’가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미간 대화 공백이 지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이날 ‘2019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기조연설에서 “올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줬다”며 “북한과 미국은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협상은 원샷(One-shot) 게임이 아니라, 반복 게임”이라며 “협상은 불신을 신뢰로 전환하는 과정이고, 적에서 친구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합의를 채택하지 못한 협상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33년 전, 합의 없이 끝난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은 이듬해 미소간 중거리핵미사일협정 체결의 밑거름이 됐고, 냉전 해체를 위한 실질적인 전환점이 됐다”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도 북핵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하노이에서 북미가 확인한 서로의 입장은 이후 협상에서 보다 빠르게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이자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모두 외교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고, 2017년 이전의 갈등과 대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데에도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북미 간에 “대화의 공백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미국도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데 대해 북한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대정책을 유지하면서 신뢰를 쌓기는 어렵다”며 “북한과 미국 모두 기적처럼 찾아온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오슬로 포럼 연설에서 나온 ‘국민을 위한 평화’를 언급하면서,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그분들의 눈물을 닦아 드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