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가담한 서울 강서구 60대 재력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의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 공범인 팽모(44)씨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인했다. 혐의를 뒷받침하는 직접적 물증이 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서경찰서 장성원 형사과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에 살인교사 혐의 외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 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송씨가 죽기 직전까지 행사때 수건 협찬을 했고 술값도 대줄 만큼 사이가 좋았는데 내가 왜 죽이겠냐”는 진술에 근거한 조치다.
경찰은 김 의원이 써준 차용증 5억2,000만원에 대해서도 S빌딩의 용도변경 대가 여부가 입증되면 뇌물수수 혐의에 액수를 추가할 방침이다.
또한 경찰은 김 의원이 팽씨와 범행 후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장 과장은 “구체적으로 오간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영장을 발부받아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김 의원과 팽씨가 범행 전 타인 명의의 선불폰(일명 대포폰)을 이용해 여러 차례 통화한 내용과 주고받은 문자를 확보했지만,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김 의원이 증거 인멸을 위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폰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팽씨의 휴대전화도 초기화된 탓에 문자 복원이 불가능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이 사용한 대포폰은 지난해 12월 개통했다가 팽씨가 중국으로 도피한 날인 지난 3월6일 마지막으로 사용됐다. 대포폰의 발·수신자는 팽씨 한 명뿐이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당초 팽씨와의 통화 내역과 대포폰 사용사실 등을 인정해 온 그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 중이다.
장 과장은 “조사 후 진술 내용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내가 (말을) 왔다갔다 했네요’라고 말하더라. 자기 함정에 스스로 빠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