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병언(73·지명수배) 전 세모그룹 회장의 친형을 친인척 중 처음으로 기소했다. 유 전 회장의 측근 2명도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친형 유병일(75)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병일씨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모두 1억3,000만원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일씨는 매달 고문료를 지급받는 형식으로 청해진해운의 법인 자금을 4년 가까이 빼돌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청해진해운의 조직도나 다름없는 비상연락망에 병일씨의 이름이 기재된 것을 두고 경영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병일씨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은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병일씨는 유 전 회장을 대신해 대구 대명동 대지 등 부동산을 차명 보유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거래 과정에서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공소사실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 전 회장의 여비서로 알려진 모래알디자인 이사 김모(55·여)씨와 일명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64·여)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2002년 1월~2014년 3월 유 전 회장 계열사인 ㈜다판다가 장남 유대균(44)씨에게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18억여원을 지급토록 지시한 혐의(횡령 방조)를 받고 있다.
또한 범인도피 혐의도 추가됐다. 김씨는 지난 5월 전남 순천에 소재한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찾아가 검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을 알려주는 등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범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3년 9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유 전 회장의 비자금 200억원으로 금수원 인근 홍익아파트 216세대를 구원파 신도 2명의 명의로 매입, 차명으로 관리했다.
신씨는 또 지난 4월 금수원 인근 한모씨 자택으로 유 전 회장을 이동시켜 도피를 도운 사실이 적발됐다.